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때마다 나는 자연 속으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도심의 빌딩 숲에서 벗어나 맑은 공기, 조용한 숲,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머무는 시간은 그 어떤 휴식보다 값지다. 그런 이유로 요즘은 자주 캠핑을 떠난다. 혼자 떠나는 캠핑은 번잡하지 않고, 준비만 되면 언제든지 바로 떠날 수 있어서 좋다. 숲 속에서 자연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어 더욱 깊이 있는 시간이 된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경험한 자연 속 캠핑의 매력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낸 강원도 캠핑장
이번 캠핑에 도전했던 곳은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한 도토리 캠핑장이었다. 온라인 후기를 읽고 무작정 예약을 했고, 자동차에 텐트와 간단한 용품을 실어 떠났다. 캠핑장은 계곡 옆에 자리 잡고 있었고, 도착하자마자 들려오는 물소리에 마음이 너무나 편안해졌고 그 어떤 아름다운 음악 소리보다 더 귀하고 편안한 소리로 나를 감싸주었다. 나는 바닥이 평탄한 곳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설치했다.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내야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성취감으로 다가왔다. 해가 저물고 나면 숲 속에 자리 잡고 있고, 조명이 거의 없어 별이 쏟아질 만큼 보였다. 그날 밤은 핸드폰을 꺼두고, 모닥불 앞에 앉아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불꽃이 타오르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그리고 내 숨소리만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이었다.
사진보다 더 아름다웠던 아침의 안개
캠핑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새벽 시간이다. 아무도 깨지 않은 숲속에서 맞는 아침은 특별했다. 나는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고, 텐트 밖을 나서자 새벽 안개가 숲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서, 숨을 쉬는 것조차 아까웠다. 뜨거운 물을 끓여 커피를 내리고, 작은 캠핑용 테이블에 앉아 안개를 바라보며 한 모금 마셨다. 그 한 잔의 커피가 그렇게 깊고 진하게 느껴졌던 적은 없었다. 감성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그 순간은 나를 감싸주는 느낌이었다. 사진도 여러 장 찍었지만, 정작 그 풍경을 내가 원하는 만큼 담기지 않아, 가장 마음에 남는 건 셔터를 누르지 않고 눈으로 본 풍경이었다. 조용하고 고요한 아침, 그곳엔 말이 필요 없었다. 감정이 정리되고, 마음이 맑아지는 경험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자연과 가까워질수록 나 자신도 가까워졌다
캠핑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점은, 자연과 가까워질수록 내 감정에도 솔직해진다는 사실이었다. 숲속에서는 모든 것이 단순해진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들 준비를 한다. 요즘 세상이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져 잠자리나 화장실 문제들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내가 진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보이기 시작하는 마법을 느낄 수 있다. 밤에는 무서움도 조금 있었지만, 익숙해질수록 그 어둠마저 편안하게 느껴졌다. 자연의 시간에 맞춰 사는 일은 도시의 리듬과는 전혀 달랐다.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불편함을 감수한 대가로 아주 큰 평화를 선사해주었다. 혼자 떠나는 캠핑은 외롭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혼자이기 때문에 자연과의 대화가 가능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나도 모르게 숨이 길어져 있었고, 마음은 한결 차분해져 있었다. 자연이 준 이 평화는 며칠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자연 속 캠핑은 단순한 야외 활동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쉼, 성찰, 감정, 그리고 평화가 있었다. 혼자 떠난 캠핑에서 나는 더 많이 보고, 더 깊이 느끼고,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누군가 자연 속에서 자신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한 번 떠나보길 바란다. 그곳엔 생각보다 많은 해답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