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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식당, 비건 카페 탐방 여행 코스 (채식여행, 비건카페, 서울코스)

by tumbinote 2025. 6. 13.

요즘 들어 '비건'이라는 키워드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나 역시 완전한 비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의 비건에 가깝게 일상에서 가볍게 채식 위주의 식사를 선택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비건을 테마로 한 하루짜리 여행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도심에서 '비건 식당과 카페'만을 탐방하는 코스를 계획했고, 실제로 다녀와보니 꽤 뜻깊은 하루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다녀온 서울 비건 여행 코스를 중심으로, 장소와 분위기, 음식에 대한 솔직한 후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한남동 ‘플랜트’, 비건도 맛있을 수 있다는 증명

비건 여행의 첫 코스로 찾은 곳은 한남동에 위치한 ‘플랜트’라는 비건 전문 식당이었다. 가게는 골목 안에 숨어 있는 듯 자리 잡고 있었고, 외관부터 감성적이었다. 브런치 타임에 맞춰 도착했는데, 이미 테이블 몇 개는 자리가 차 있었다. 나는 대표 메뉴인 비건 치즈버거와 렌틸수프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정말 이게 비건 맞아?’였다. 버거 번은 통밀 느낌이었고, 두툼한 패티는 콩과 렌틸, 견과류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소스도 자극적이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포만감이 정말 좋았다. 식사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과 자연광 가득한 창가 분위기 덕분에 한층 더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비건이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내 선입견을 무너뜨려준 첫 경험이었다.

성수동 ‘일호빵’, 비건 베이킹의 반전 매력

점심 식사 후에는 성수동로 이동했다.  이곳은 건강 베이커리 만드는빵집으로 먹어보면 속이 편하다는 리뷰를 보고 찾아가 보았다.  가게 입구에는 큼지막한 유리창이 있었고, 안쪽에서는 막 구워진 빵 냄새가 풍겼다. 외관에서 풍겨 나오는 빵집의 아우라가 풍겨져 나오고 있어서 주저 없이 들어 가서 나는 무화과 깜빠뉴와 아몬드 밀크 라떼를 주문했다. 놀랍게도 일반 베이커리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맛이었다. 버터나 우유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촉촉하고 풍미가 깊었다. 음료 역시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매장 전체가 따뜻한 조명과 나무 가구로 꾸며져 있어 혼자 머물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노트북을 꺼내 글을 쓰기에도,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것도 모두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한참을 앉아 있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나는 비건 베이킹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하루를 비워야 비건이 보였다

이날 나는 의도적으로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이동했다. 걷는 시간이 많았지만, 덕분에 도심 속에서도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한남동에서 성수까지는 버스를 이용했고, 중간에 서울숲을 들러 가볍게 산책도 했다. 서울숲은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평일 낮에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벤치에 앉아 앞서 먹은 음식들을 떠올려보며 비건이 주는 편안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맛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동시에 가벼워진다는 느낌이 분명히 있었다. 여행이라고 해서 꼭 멀리 떠나야만 하는 건 아니었다. 이렇게 주제를 정해 평소와는 다른 시선을 가지고 익숙한 도시를 돌아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 특히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사람에게 비건 여행 코스는 진정한 힐링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자연이 주는 편안한 공간 속에서 그 속에서 맛보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이동까지 모두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서울에서의 비건 여행은 예상보다 더 따뜻하고 충만한 경험이었다. 비건이라는 테마는 단순히 식사의 제한이 아니라,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조용한 공간에서 건강한 음식을 먹고, 걷고, 바라보며 느낀 그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만약 당신도 잠시 멈추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 서울 도심 속 비건 여행 코스를 따라 걸어보길 바란다. 당신만의 속도로, 당신만을 위한 하루가 그곳에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서울 도심 거리 관련 사진